영화감독 홍상수와 여배우 김민희의 불륜 화제다. 지난해 홍상수가 연출하고 김민희가 출연한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재미있게 봤는데 그 감독과 여배우의 인연이 세간의 표현에 따르자면 이렇게 불륜으로 흐를 줄 영화를 보던 그때는 몰랐다. 나는 오래전부터 홍상수가 연출한 영화를 즐겨 보아왔는데 그의 영화 거의 전편에 줄기차게 흐르는 치정 또는 불륜의 기조에 영화를 연출한 당사자가 발목을 잡히게 되었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한 세상일의 한 단면일까 아니면 이 또한 다음 영화 연출을 위한 홍상수의 탐구 활동의 일환일까?
두 사람의 애정행각이 주변에 알려지게 되자 세간의 주변의 눈총을 피해 두 사람은 잠적했고 일찍이 결혼하여 장성한 딸까지 둔 홍상수는 연예활동, 곧 경제활동 중단으로 말미암아 수입이 없어진 연인 김민희를 보살피느라 아내와 딸에 대한 일체의 경제적 부양 의무를 이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후 홍상수의 아내와 김민희의 모친은 "남편을 돌려내라", "딸을 돌려내라"라는 식의 설전을 카톡을 통해 주고 받았다는 가십 기사도 찾아보려 찾아본 것이 아니라 우연히 내 눈에 들었다. 아마도 두 사람은 이 땅에서 형법 상 간통죄가 없어진 후 최초로 그 수혜를 입은 유명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그 경과를 언론 기사를 통하여 공유하여 이제는 한편의 치정극이 되어버린 홍상수와 김민희의 관계를 가만 생각해보니 이성에 대한 애정이라는 본인들의 감정과 그로 인해 고통 받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라는 감정 중 본인들에게 어느 것이 중요할까, 내가 그런 선택의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선뜻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영화처럼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릴 수 있는 또는 지금은 틀리고 그때는 맞을 수도 있겠지. 우리가 매일 매일 경험하는 크고 작은 일상 속의 일들과 그에 대한 우리들의 느낌이 변하고 또 변할 수 있는 것처럼. 그나저나 일의 전말을 되짚어 보면 역시 홍상수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홍상수 아니면 대체 누가 젊은 여배우의 모든 것을 다 던져버린 대시를 받을 수 있단 말이며 자신이 만든 영화 같은 상황 속에 스스로 뛰어들 수 있단 말인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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