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뉴 본드 스트리트와 올드 본드 스트리트

JUL 2011 HWP

Old Bond St. and New Bond St., London, UK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의 팟케스트 방송 『알리레오 북'S』가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 소개한 책은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이었다. 그야말로 세기말이었던 1899년에 나온 유한계급론을 소개하는 출연진들은 그때 이미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명품족의 소비행태를 예견한 베블런의 탁견에 감탄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 대화를 듣고 있다 다소 뜬금없기는 하나 런던 본드 스트리트(Bond Street)에서 담아온 옛 사진들이 떠올랐다. 올드 본드 스트리트와 뉴 본드 스트리트로 나뉘는 런던 본드 스트리트는 대표적 명품 상점거리인데 이른바 명품을 소비할 소득 수준도 되지 못하고 그것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도 별로 없는 나로서는 런던 주재근무 할 때 사무실에서 가까웠던 본드 스트리트를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 그저 내가 런던하고도 요지 중 요지인 웨스트 엔드(West End)의 메이 페어(Mayfair)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괜한 으쓱함 같은 것을 혼자 몰래 느끼고는 하였다.

그때 본드 스트리트에 루이비통이 버버리하고 매장이 나란히 서 있었다. 거의 십 년이 지난 오늘날 그 매장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성업 중일까, 당장 구글 스트리트를 검색해보면 간단히 확인할 수 있겠으나 그만 두기로 한다. 런던은 몇 십년이 흐른 먼 훗날 다시 찾더라도 내가 영국을 떠날 때 그 모습 그대로 큰 변화 없는 모습으로 나를 맞지 않겠나, 그런 예측을 할 수 있는 것도 짧지 않은 영국 생활 중 얻은 경험이라면 경험일 것이다. 옛사진들을 더럭 올려 놓으니 옛노래가 입가에 맴도는 것 역시 당연한 수순이다.

 

Give It All You Got · Chuck Mangi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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