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음식점에서의 남은 음식 재활용 혹은 반찬 재탕 뉴스로 나라가 시끄럽다. 그때마다 다들 남은 음식을 재탕하는 음식점을 성난 목소리로 성토하지만 시차를 두고 같은 뉴스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 이 문제를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미흡해 보인다. 최근 뉴스를 보니 다른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을 음식점에서 재탕하다 적발되면 업주에게 영업정지와 함께 벌금, 금고형까지 물려 그 처벌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왜 업주들은 남은 음식 재활용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까? 그것은 남은 음식 재활용을 비난하는 소비자들이 정작 음식 또는 반찬 "푸짐하게 내놓는 집"을 선호하는 바로 그 소비자들이란 점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내가 생각하기로, 음식 푸짐하게 내놓는다고 자랑하는 집 혹은 그렇게 소개되어 있는 집은 흙을 퍼다 장사를 하지 않는 다음에야 100퍼 음식을 재탕하는 집이다. 이집이나 저집이나 음식에 들어가는 원가는 뻔한데 상대보다 푸짐하게 차려 내려면 재탕 외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푸짐하게 내놓는 집이야말로 음식을 재탕하는 바로 그집이라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나도 가끔 그럴 것 같은 음식점을 찾기는 하는데 그 찜찜함을 음식을 먹는 순간에는 잊고자 하며 내가 남긴 음식은 소위 "짬"을 확실하게 하여 재활용될 여지 자체를 없애버리고 눈이 가지 않는 음식 또는 반찬은 아예 손을 대지 않는다. 언제쯤 우리는 이런 재탕 음식에 대한 찜찜함 없이 음식점에서 한끼를  편하게 즐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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