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흥관
2020. 12.
흔히 중국집, 중식당, 짱깨집 등등으로 통칭하는 중국음식점이 내놓는 메뉴란 것이 내 기준으로는 거의 표준화 되어있다시피 해서 특정 중국음식점을 맛집이라고 추천하기는 왠지 계면쩍다. 다만 내가 사는 동네와 가까워서 더러 별미가 맛보고 싶을 때 혹은 지인들과 외식 식사자리를 잡을 때 별 주저 없이 선택하는 중국음식점이 있어 몇 자 소개 글을 남기려 한다. 이 집 상호는 동흥관(東興館)으로 서울 시흥사거리 근처에 위치한다. 당연히 동흥관에서 드는 짜장면 한 그릇, 짬뽕 한 그릇, 더러 유산슬을 안주 삼아 기울이는 소주 한 잔에 어떤 차별되는 맛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 집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바, 내놓은 음식의 퀄리티를 생각할 때 가성비가 좋다는 생각은 한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들 군대 보낸 부부의 단촐한 저녁 식사 자리 역시 동흥관에서 가졌는데 마침 테이블 위에 업소를 안내하는 팸플릿이 놓여 있기로 폰카에 담아온 사진이 위와 같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 출신의 창업주가 문을 연 동흥관은 2021년을 기준 70년째 업력을 이어가고 있는데 팸플릿에는 그것이 인근 회사의 직원들, 군인들, 지역주민들이 지켜주어 가능한 것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손님들 덕택에 70년째 업력을 이어오고 있다는 그 업주의 자세 그리고 더러 동흥관에서 음식을 사먹은 경험으로 그 말이 영 빈말 같지는 않아서 그 때문에 내가 또 동흥관을 찾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언뜻 했다. 거듭 각별히 추천할 메뉴도 없는 동흥관에서 다가올 크리스마스에는 제대한 아들과 함께 조촐한 가족 저녁 자리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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