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청령포

Cheongnyeongpo, Yeongwol-gun, Korea

2020. 7. 26.

 

십 수 년 만에 강원도 영월(寧越) 청령포(淸泠浦)에 다시 가봤다. 영월은 영화 『라디오 스타』의 무대가 된 곳으로 우리나라 산간벽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그 사이 영월은 산간벽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도로 사정이 좋아져서 서울에서 두 시간 만에 수월하게 영월 청령포까지 도달할 수 있었으며 청령포 주변 역시 경관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영월을 휘돌아 흐르는 남한강 지류인 서강(西江) 주변에 민물매운탕집들이 사라진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강에 서식하는 민물고기가 사라져서 민물매운탕집이 사라진 것인지 정확한 연유는 알지 못하겠다.

 

청령포 상류에 유명한 한반도지형이 있다는데 그것이 각별한 볼거리라 생각해본 적은 없으므로 거기까지 가보지는 않았다. 한반도지형도, 청령포도 하천의 물 흐르는 속도차이로 지형이 침식되어 생성된 감입곡류하천(嵌入曲流河川)이 만든 것이라는 것은 아내가 알려준 것이다. 청령포는 1457년 조선 6대 임금인 단종(端宗)이 삼촌인 세조(世祖)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두 달간 유배생활을 한 곳이며 청룡포가 강물의 범람으로 물에 잠기자 단종은 이웃한 영월부 객사인 관풍헌(觀風軒)으로 처소를 옮겼다가 그 해 10월 열여섯 살 어린 나이로 사약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엄하게 왕실과 신하 사이의 권력 투쟁에 내몰려 목숨까지 잃은 선대 임금 단종의 사정을 애도한 후대 영조 임금이 단종 임금이 살았던 곳이라는 징표로 청령포에 단묘유지비(端廟遺址碑)라는 비석을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언제 무슨 연유로 세워진 것인지는 달리 표시가 없는 단종 임금이 살았던 집을 재현한 정면 5칸 측면 3칸 팔작지붕 기와지붕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비석과 함께 역시 영조 임금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청룡포에 일반인의 접근을 금한다는 금표비(禁標碑) 때문이었던지 청룡포에 노송 군락이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 금표비가 병충해까지는 막지는 못했던지 청룡포에 소나무재선충 방재사업을 벌리고 있다는 플래카드가 청령포는 방문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여름 휴가기간 중 영월에 위치한 리조트 숙박권을 무료로 얻어서 리조트 찾아 가는 길에 오랜만에 다시 찾아가본 청령포의 못 찍은 사진들을 올리는 것인데 사진이 별 볼품이 없는 이유는 내 솜씨 탓이 아니라 장마철 궂은 날씨 탓이라 스스로 변명해보는 참이다.

 

강원도 영월 청령포

Cheongnyeongpo, Yeongwol-gun, Korea

2020. 7. 26.

 

 

음악: 김영동 곡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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