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못 찍은 사진 한 장을 놓고 보니 딱 떠오르는 노래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의 노래라서 그걸 들으려고 인터넷을 뒤지다가 루이 암스트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부르는 노래가 귀에 쏙 들어왔다. 허파에서부터 가르릉 가래가 끓는 듯 한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는 재지(jazzy)하다는 말의 어의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을 만치 인상적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바로 김상국이었다는 것. 내게는 익숙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구수한 그러나 또 다른 사람이 듣기에 따라서는 막되 먹은 진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며 이런 저런 오락프로그램에 얼굴을 들이밀던 김상국은 경상도 민요인 『쾌지나칭칭나네』를 부르던 바로 그 미친개이 김상국 그 사람 아니었던가 말이다.

못 찍은 사진 한 장과 김상국이 부르는 명곡을 반복해서 듣다가 이 분의 근황이 궁금해져서 인터넷을 뒤져보았는데 벌써 오래 전 2006년 일흔 둘의 나이로 타계하셨다고 한다. 저승에 계실 루이 암스트롱의 뺨을 치러 그렇게 이승의 삶을 접으셨는지도 모를 일이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쾌지나칭칭나네" 김상국이 신명 나게 부르던 "쾌지나칭칭나네"의 노래 가락처럼 퇴근길 달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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