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바흐

Waag, Amsterdam, The Netherlands

2012. 8.

 

암스테르담 여행의 목적은 국립미술관(Rijksmuseum, Amsterdam)에서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시대(Dutch Golden Age)를 연 것으로 평가되는 렘브란트와 같은 대가들의 걸작을 보기 위해서였지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 자체에 매력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암스테르담에서 머문 대부분의 시간을 국립미술관 전시 작품을 관람하는데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암스테르담 구시가에 있는 렘브란트가 살았던 집(Museum Het Rembrandthuis)과 그 주변일대를 대충구경하는 정도에 그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때 다소 특이해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길래 별 생각 없이 사진 몇 장 찍고는 잊고 있었다. 그러다 요즘 읽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이라는 책 속에서 암스테르담 공공계량소 바흐(Waag)라는 건물 사진을 보게 되었고 왠지 눈에 익다 싶어 옛 사진 폴더를 뒤져보았더니 내 눈에 다소 특이해 보여 별 생각 없이 암스테르담에서 담아온 사진 속의 그 건물이 바로 바흐였던 것이다. 

 

암스테르담 바흐는 15세기 암스테르담 성벽을 이루는 대문으로 건설되어 17세기에는 공공계량소(Weigh House)로 쓰이고 있었는데 그 건물 위층이 공공 강의실로 이용되고 있었고 그 자리가 바로 렘브란트의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La leçon d'anatomie du docteur Nicolaes Tulp)라는 걸작의 무대가 된 곳이라는 해설이 책 속 사진에 곁들여 있었다. 암스테르담에는 사형 당한 죄수의 사체를 의학교육 목적으로 해부하는 전통이 있었는데 17세기에 암스테르담의 외과의사 조합(guild)이 저명한 외과의사인 튈프 박사에게 사체를 해부하면서 강의를 부탁했고 이 장면을 담은 작품이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였던 것이며 이 렘브란트의 걸작은 외과의사 조합의 의뢰로 제작된 집단초상화로 추정된다고 한다.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는 헤이그에 있는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Mauritshuis, The Royal Picture Gallery)소장 작품으로 나도 마우리츠하위스도 방문해서 전시 작품들을 관람했는데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를 보았는지는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이 글을 포스팅하려고 구글 지도를 검색해보니 오늘날 레스토랑으로 이용되고 있는 바흐도, 렘브란트의 집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도 코로나 탓으로 모두 휴업 중임을 표시하고 있었다.

The Anatomy Lesson of Dr. Nicolaes Tulp, Rembrandt, Mauritshuis, The Royal Picture Gallery, Hague, the Netherlands

니콜라스 튈프박사의 해부학 강의, 렘브란트, 1632년, 네덜란드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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