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트 마케 "꽃바구니를 든 여인" 복제화
after August Macke "Woman Wearing A Flower Bowl" 1910
2020. 5.
대구와 청도에서 신천지 관련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지 5주째 되어 간다. 마침 그 주 금요일에 부산에 갔다가 일요일 서울로 돌아왔는데 평소 만석이던 주말 KTX 객차 안 승객이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KTX가 정차한 동대구역에서는 아무도 승차하거나 하차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즈음 대구를 봉쇄하자는 실언 아닌 실언을 내뱉은 여당 국회의원 한 분이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 당직을 사퇴하였다는 뉴스를 들었던 것으로도 기억한다.
이후 5주가 흘렀고 내 스케치 북 위에는 못 그린 그림만 늘었다. 세상이 어수선 하고 세월이 수상할 때라 그런지 옛 사진도 화사한 봄 풍경 사진만 눈에 들어오고 그림도 분위기 밝은 그림만 눈에 들어온다. 어제 밤 못 그리는 그림 한 점을 또 스케치 북 위에 마무리 해놓고 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유성파스텔 발색의 한계 때문이라 위로해본다. 사람 그리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사람 사진 찍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역시 사람이나 사건보다는 사물이나 풍경으로부터 위로를 받기를 선호하는 내 못난 취향과 관련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