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산 석수능선
FEB 2020 HWP
지난 해 여름 관악산 자락 아래로 이사한 후 관악산 줄기를 따라 주말 산행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막바지 한파가 몰아친 지난 주중을 건너 오늘 토요일 사진 찍기 좋은 날, 느긋하게 늦잠에서 깨어나 산행에 나섰다. 보온병에 설설 끓는 물을 담고 산행길 들머리 마트에서 막걸리 한 병과 작은 사발 라면 한 개, 맞은 편 김밥천국에서 김밥 한 줄 사서 배낭에 넣고 두 시간 산길을 걸어 산 위 볕 좋은 자리에 앉아 꺼내 먹은 후 미리 챙겨온 카누 커피 한 잔 타마시고 하산했다. 산 위에서 맞는 겨울 바람에 손시림을 느끼면서도 봄의 기미가 완연하다 생각한 까닭은 봄을 기다리는 조급한 내 마음 때문이던지 손에 쥔 따뜻한 커피의 온기 때문이었던지 모르겠다. 늘 먼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나 현실은 고작 관악산인데 한편으로 이 정도면 괜찮지 않겠느냐, 못 찍은 사진을 보면 그런 생각도 든다. 내일은 자전거 타고 한강에 나가볼 참이다.
"Beautiful World"
(We're All Here)
Jim Brickman
feat. Adam Crossley & Da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