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대명포구
PENTAX ME Super
c. 2009
요즘 퇴근 버스에서 유튜브 영상 『포구만리』를 시청하고 있다. 부산MBC에서 10부작으로 제작한 것으로 동해안 고성에서부터 서해안 백령도까지 우리나라해안선을 따라 자리 잡은 포구들의 아름다운 풍광과 그 포구에 얽혀 생업을 일구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을 찍은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자니 오래 전 잠깐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는 재미에 빠져 있을 때 김포 대명항에서 담아온 못 찍은 사진들이 떠올라 옛 파일을 뒤져 포스팅 한다.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라 당연히 EXIF 정보가 없을 뿐더러 사진 정보를 기록해두지 않아서 언제 찍은 사진인지 알 지 못하고 그저 십여 년 전으로 추측할 뿐이다. 그때도 이미 대명항은 어업 포구의 기능은 거의 위축된 듯 보였고 남해안에서 양식한 활어회를 올려다 내다 파는 소래포구 같은 먹거리 시장으로 변해 있었는데 못 찍은 옛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으니 지금 대명항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이 조잡한 까닭은 그 당시 스캐너의 낮은 해상도 때문이지 내 사진 찍기 실력이 형편없기 때문은 아닌 듯해서 이 사진들의 원판 필름이 서재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을 텐데 그걸 찾아내서 스캐닝을 다시 뜨나 아주 잠시 고민했는데 아서라, 사진이 형편없는 까닭은 찍새 탓이지 스캐너 탓은 아니다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날 풀리면 대명항에 한번 다녀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