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슐레스비히-홀스타인 뤼벡

Lübeck, Schleswig-Holstein, Germany

2012. 4. 14.

 

뤼베크(Lubeck) 혹은 뤼벡은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스타인(Schleswig-Holstein)주에 속하며 함부르크(Hamburg) 북동쪽 60km 거리에 위치한다. 뤼벡은 유럽 중세에 발틱해와 북해를 연결하는 도시연합체로서 배타적 경제적 이권을 독점하려는 목적으로 맺어진 한자동맹(Hanseatic League)의 맹주 도시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17세기 무렵 유럽 각국이 통일 왕국을 세우고 독일 내부적으로도 프로이센과 같은 군주국으로부터 압박을 받았을 뿐 더러 대양 항해를 통한 식민지 침략을 앞세운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등으로 유럽의 경제적 패권이 넘어가자 한자동맹은 쇠퇴하였고 뤼벡도 쇠퇴의 길을 걸었다. 반면 한때 한자동맹의 가맹도시로 뤼벡과 이웃한 함부르크는 프로이센의 흥기와 독일 통일과 함께 독일 최대 공업도시이자 최대 무역항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함부르크의 위상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함부르크는 20세기 1, 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 연합국들의 집중적인 군사공격을 받아 폐허가 되다시피 하여 한자동맹의 가맹도시로서의 옛 모습이 거의 남지 않게 된 반면 쇠퇴한 뤼벡은 연합국들의 공격으로부터 비켜가 중세 시대 번창했던 옛 모습을 대부분 간직하고 있으며 뤼벡 구시가 전체는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지역으로 등재되었다.

 

오래 전 독일 함부르크 출장 일정 중 틈을 내어 뤼벡을 구경하고 담아온 사진들을 이제야 정리해서 올린다. 처음에는 유서 깊은 하데베(HDW)조선소가 자리 잡고 있는 독일제국 해군의 군항 킬(Kiel)을 둘러볼 계획이었는데 독일 지사 직원들이 함부르크 인근 도시를 구경할 요량이라면 뤼벡을 둘러보라고 강추하였기에 당일 반나절 치기 뤼벡 여행을 다녀왔다. 갑작스러운 뤼벡 구경이라 찬찬히 도시의 면면을 살펴볼 여건이 되지 못하여 구경은 그야말로 주마간산격, 그러나 잘 알지는 못해도 잘 찍은 사진이 못 되도 그날 찍은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중세 독일 옛 도시의 모습과 그것들이 현대 독일인들의 삶과 어우러져 차분히 자리 잡고 있는 흔적을 감지해낼 수 있다. 영국은 물론이려니와 유럽 대륙 여러 나라들의 옛 도심, 성곽, 건물들을 구경하며 늘 부러웠던 것은 그것들이 현재는 쓰임을 다한 옛 유적으로 남은 것이 아니라 현재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잘 결부되어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중세에 지어진 건물 1층에 나이키 용품점 같은 것들이 입점해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는 것이다. 내 사진에는 12세기에 건축되었다는 옛 성당도 담겨 있고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독일 최고의 작가 토마스 만(Thomas Mann)의 옛 집 사진도 담겼지만 그런 것들의 내력을 몰랐다한들 어떠랴. 좋은 날 옛 독일의 유서 깊은 도시를 한 바퀴 도는 멋진 산책을 즐겼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못 찍은 사진들과 그에 결부된 잡문을 걸어놓을 이유로 충분하지 않은가?

 

독일 슐레스비히-홀스타인 뤼벡

Lübeck, Schleswig-Holstein, Germany

2012. 4. 14.

 

 

음악

소프라노 박정희 노래

「내 맘의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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