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보텔 뤼에유말메종

Novotel Rueil-Malmaison Paris

2013. 5.

 

Norah Jones live in Amsterdam in 2007

Don't know why

5월 파리 서쪽 뤼에유말메종(Rueil-Malmaison)에 있는 호텔에서 밤 11시에 찍은 사진이다. 우리 가족은 파리 여행 중이었다.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때로 걸으며 파리 구경에 하루를 보낸 끝에 아내와 아들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골아 떨어져 버렸고 아무리 피곤해도 일찍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나는 아내와 아들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호텔 바에 앉아 있었다.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는 심정을 에둘러 표현하기로 목이 칼칼하기도 했을 것이다. 아내는 아침형 인간이며 나는 심야형 인간인데 많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아들 놓고 같이 파리까지 여행하며 그럭저럭 살고 있다. 아내가 살아주는 것이라 주장해도 할 말 없다.

그 밤 그 시간 호텔 바 손님은 나 혼자였다. 하이네켄을 시켰더니 디스펜서 펌프질을 몇 번 해보던 바텐더는 난감한 표현을 지으며 하이네켄 다 떨어졌다며 아플리젬(Affligem)이 남았는데 괜찮겠냐 했다. 시원한 맥주라면 밍밍한 하이트여도 상관없었으리라. 파리에서 아플리젬 맥주를 처음 마셔봤다. 맛이 찰졌다. 바텐더에게 이걸 어떻게 발음하냐 물었더니 아플리젬이라 했다. 늦은 밤 텅 빈 호텔 바에는 노라 존스(Norah Jones)의 노래와 화면이 거의 가득 차있었다. 조금 남은 빈자리는 아플리젬 맥주로 취기가 오른 내가 채웠다. 파리와 노보텔과 늦은 밤과 파리의 밤처럼 까만 흑인 바텐더가 따라 주던 아플리젬 맥주와 노라 존스의 노래가 뱅글뱅글 머리 속에 맴 돌아 노래처럼 동 틀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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