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ôtel de Ville, Paris, France
2013. 5. 4.
파리 여행 중에 내 손에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같이 쓰여져 있는 관광안내지도가 들려 있었다. 그렇게 지도 들고 허겁지겁 파리 시내 곳곳을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돌아다니던 중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를 찾아 가려고 지금은 몇 번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내렸는데 정류장 바로 앞에 언뜻 보기에도 화려하기 짝이 없는 건물이 눈 앞에 버티고 있었다. 이제 뭔가 싶어 지도를 유심히 들여다 봤는데 아무리 동서남북 방향을 잘 가늠해봐도 지도 속의 그 건물 이름은 "Hôtel de Ville"가 틀림없었다.
건물 자체로는 화려하고 멋진 건물임에 틀림없었으나 갈 곳 볼 곳이 차고도 넘치는 파리에서 왠 호텔을 그토록 강조하여 지도에 표시해뒀냐 하고는 그저 사진 몇 장 대충 찍어두고는 서둘러 퐁피두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그날 저녁 호텔로 돌아와 그날 찍은 사진들을 액정을 통해 들여다 보며, 호텔을 왜 이렇게 주요 관광지로 지도에 표시해두었을까 이상타 하며 아내에서 말을 건냈더니, 그때는 어렸던, 영국 학교에 다니며 프랑스어를 조금 맛봤던 아들이 조심스럽게 "시청 아닐까요?..."라고 한마디 거드는 것이었다. 그제야 스마트 폰으로 "Paris City Hall" 이라고 검색해보았더니 낮에 내가 호텔로 알고 그냥 지나쳤던 그 건물 사진들이 끝도 없이 검색화면을 가득 메우는 것이 아닌가?
프랑스는 혁명의 나라고 파리는 혁명의 수도이며 오바 하여 표현하자면 파리시청사는 근대 프랑스 혁명의 심장 같은 곳이라 소개되어 있었다. 혁명은 혼동과 파괴를 동반하기 마련이어서 그 자리에 파리 시청은 들어선지는 오래되었는데 세워 지고 파괴 되기를 반복하여 현재 건물은 1882년에 완공된 것이라고 한다. 실내에도 볼거리가 많은데 견학에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고. 그날 찍은 못 찍은 사진을 보니 어차피 실내를 구경할 수 없었겠지만 그렇게라도 사진으로 남아 다행이고, 파리를 다시 찾게 된다면 제대로 구경해야 할 버킷 리스트가 남겨져 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