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식스 코게셜 성니콜라스 예배당

Chapel of Saint Nicholas, Coggeshal, Essex, UK

2011. 11.

런던 북동쪽 외곽 코게셜에 있는 성 니콜라스 예배당(Chapel of Saint Nicholas, Coggeshall)은 1220년경 건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르만(Norman) 시대에 지어진 건축물이므로 당연히 카톨릭 교회의 예배당으로 지어진 것이리라. 시골 소읍의 예배당은 1534년 영국 국교회가 카톨릭과 결별한 후 감자 저장고로 때로 축사로 이용되며 거의 다 허물어져 가다가 19세기 이르러서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복원되었다. 이 단순한 구조물은 영국 최초의 벽돌 건물이어서 영국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기념할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복원 이후에는 자연스레 영국 성공회 예배당이 되었다.

코게셜의 전원길을 걷던 일요일에 이 예배당을 언제 누가 만들고 또 지금 어느 교파가 차지하고 있건 간에 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예배당에서 미사를 올리고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이야 말로 성경에서 말하는 바로 그 선한 어린 양들이 틀림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흔한 십자가 하나 밖으로 내 걸지 않은 예배당을 보며 십자가는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기억해봤다. 영국의 겨울 해는 너무도 짧다. 오후 두 시에 이미 서쪽 하늘로 기울어 가는 해를 쳐다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 서둘러야 했던 까닭에 예배당의 참 오래된 문을 열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 영국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채꽃 계절  (0) 2020.04.07
뉴몰든의 봄  (0) 2020.03.21
1560년에  (0) 2019.12.05
수학의 다리  (0) 2019.11.13
스카이폴  (0) 2019.11.0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