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서퍽 펠릭스토우 페리 골프클럽

Felixstowe Ferry Golf Club, Suffolk, UK

2011. 5. 2.

 

유채의 계절이다. 한강변에는 서울시나 산하 구청에서 조경으로 심어놓은 유채꽃 만발이다. 요맘때 즈음이면 영국도 유채의 계절이다. 런던 같은 대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영국의 온 천지간 유채가 가득해서 영국에서 담아온 유채 밭 사진을 보면 한강변 유채 밭이 옹색한 느낌이다.

영국 남동부 잉글랜드는 낮은 구릉과 넓은 평원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잉글랜드는 지리적으로 러시아에서부터 시작되어 독일과 프랑스의 중북부, 잉글랜드로 이어지는 서유럽 대평원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요맘때 즈음이면 그 너른 대평원에 유채가 가득 피어나는데 이 유채를 조경용으로 심었을 리도 없고 영국 사람들이 유채 줄기를 잘라다 겉절이를 해먹을 리도 없을 것이기에 언젠가 영국인 동료 직원에게 그 너른 들판에 무슨 '노란 꽃'을 그리 심는가 물어봤더니 그게 식용유 짜기 위해 심는 거란다. 그 꽃이 떨어지면 마치 들깨처럼 씨가 달리는데 그 씨를 짜면 식용유가 된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식료품 마트인 웨이트로즈에 갔더니 노란 유채꽃 레이블이 붙은 카놀라유, 식용유 병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전까지 유채의 영어 낱말을 알 지 못했다. 영어로 유채도 모르면서 영국에서 영국 직원들이랑 일은 잘했다.

유채가 영어로 뭔지도 몰랐던 그 어느 해, 영국에 유채꽃 만발해서 골프장 주변에도 지천으로 유채꽃이 피었다. 벙커에 공을 빠트려 먹고는 이걸 어찌 빠져 나오냐 고민은 않고 벙커 옆 유채 밭에 눈이 가서 사진이나 찍고 있었으니 골프 실력이 늘 리 없다. 골프 못 치는 이유가 있다.

Felixstowe Ferry Golf Club, Suffolk, UK

2011. 5. 2.

 

BGM:  Fields of Gold by Dana W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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