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공원 온실
2016. 9.
옛 일을 생각하면 세월이 빠르다. 지난 주말 자전거 타고 성수동 서울숲 공원으로 놀러가 그곳 온실 안에서 꽃이랑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많은 나비 사진을 찍으며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London)에서 본 영국 미술가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의 전시를 구경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니 벌써 4년 전 일이었다.
데미언 허스트는 나비를 소구로 하여 많은 작품을 제작했는데 당시 테이트 모던에는 미술관 실내에 온실을 꾸며 실제 산 나비를 전시한 설치 미술작품도 전시하고 있었다. 한달 전에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나비를 소재로 한 데미언 허스트의 회화 한 점을 본 적도 있는데 이쯤되면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 특히 나비 작품들이 세상에 많이 깔렸다는 뜻이리라. 아무튼 내 얕은 눈썰미로 분홍 바탕에 나비 문양을 반복 프린트 해 놓은 회화 작품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겐지 알 수 없거니와 4년 전 미술관 실내로 산 나비를 끌어 들여 전시한 작가의 의도 또한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비록 온실에서 키운 꽃과 나비라 할 지라도 산 생명들이 뽐내는 경이로움과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데미언 허스트의 설치 미술보다 몇 갑절은 커 보이던 서울숲 온실에서 사진을 찍으며 마음껏 만끽했다. 이렇게 못찍은 사진 몇 장을 앞에 두고 생각하니 예술이 미술이 별 것 있는가 싶기도 하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 느낄 수 있는 마음 거기서부터 세상 모든 예술이 시작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