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과 콜체스터 사이 12번 국도
On the road A12 near to Colchester, Essex, UK

2012. 4. 20.

 

영국 봄 날씨는 하루 날씨가 꼭 일년 날씨 같다. 등이 서늘한 한기에 이른 아침 눈을 뜨는데 오전 햇살이 들이치면 햐 봄이 왔구나 싶다가 점심 무렵에는 서쪽 하늘로부터 시커먼 먹구름이 밀려 오는가 싶더니 오후에는 비바람 불고 천둥 번개가 치기도 하며 더러는 하늘에서 엿 먹어라는 심보인지 우박이 후두둑 떨어지다가 퇴근 무렵 동쪽 하늘을 보면 샛별이 빼꼼 얼굴을 들이미는 식이다. 못 찍은 이 사진은 영국에 살 때 서울로 들어가야 하는 동료 직원이 한 사람이 있어 히드로공항까지 배웅을 하고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 즈음에는 머 하나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아 심사가 영 불편하여 한숨을 꺼지게 쉬어가서 지루한 운전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전방 하늘 아래 그때껏 내가 본 가장 크고 선명한 무지개가 쌍으로 두둥 떠올라 있었던 것이다. 서울 살이도 영국 봄 날씨 같다. 모진 비 바람이 부는 사이 가끔은 쌍무지개가 뜨고 하는 것처럼. 아이들은 저 무지개 너머 자장가에 나오는 나라로 갔을까? 옛 사진을 오늘 다시 쳐다보니 우리나라와는 반대인 도로 좌측 주행인 영국 도로 사정이 완연히 드러난다. 주변 풍경으로 옛 기억을 더듬어 보건데 콜체스터와 첼름스퍼드 사이 어디 같은데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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