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사요궁전에서 찍은 에펠탑

Tour Eiffel at the front of Palais de Chaillot, Paris, France
2013. 5.

 

게리 무어(Gary Moore)의 파리지엔 워크웨이(Parisienne Walkways)라는 노래를 들으니 파리 여행의 추억이 오롯하다. 파리를 여행했다 하여 내게 노래처럼 특별한 추억이 생겼을 리 없지만 나도 여행자들이 찾는 파리의 랜드 마크 대부분은 찾아 보았다. 그런데 그 많은 파리의 랜드마크 중 에펠탑은 구태여 찾을 필요도 없이 파리 시내 어느곳에 있건 언제나 늘 시야에 들어왔다. 높이 324m로 얕은 구릉과 평지로 이루어진 파리의 지형 때문에 더욱 돋보일 뿐 아니라 파리 중심가에 아주 높은 빌딩이 없기 때문이리라.

 

파리 여행은 주로 버스를 이용했다. 지금은 번호를 잊었지만 고풍스러운 파리시청 건물과 에펠탑 서쪽 사이를 센 강을 따라 일주하는 버스 차장에서 보이던 에펠탑은 파리의 어느 명물보다 아름다웠다. 여행 책자의 안내에 따라 에펠탑이 가장 잘 보인다는 샤요궁전(Palais de Chaillot)을 찾은 것은 파리여행의 마지막 날 저녁 무렵이었다. 꽃보다 할배에서 할배 네 분 H4가 에펠탑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은 그 자리에서 비록 우리 가족은 할배들처럼 점프를 하지는 않았지만 에펠탑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그리고 에펠탑의 야경 사진 한 장은 건져 가야지 싶어 해가 지고 에펠탑에 조명등이 들어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데 도무지 조명등이 들어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때는 5월 서유럽 모든 국가들은 썸머 타임이라는 일광시간절약제를 채택하고 있는데다 위도까지 높아 밤 아홉 시가 되어서야 땅거미가 내려 앉기 시작했다. 게다가 파리여행의 숙소로 잡은 곳은 에펠탑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더 가야하는 파리 외곽 뢰유-말메종(Rueil-Malmaison) 주차 편하고 쾌적하며 값싼 호텔은 외곽밖에 없다. 결국 지하철을 놓치지 않으려고 어정쩡한 에펠탑 야경 사진을 찍고는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어찌 영국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차를 몰고 갔던 것이며 어찌 호텔을 잡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그 복잡한 파리시내 곳곳을 돌아다녔던가 아득하기까지 하다. 비록 멋진 에펠탑 야경 사진은 건지지 못했지만 그 사연을 돌이켜보자니 오히려 사소하지만 우리에게는 소중한 파리 여행의 추억이 생기지 않았는가 한다.

'○ 유럽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부르크 성미카엘교회  (0) 2019.01.23
쌍둥이 칼 쌍둥이 가위  (0) 2019.01.21
파리의 색깔  (0) 2019.01.11
오페라 하우스의 추억  (0) 2019.01.01
시시한 퐁네프  (0) 2018.12.3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