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서울마리나
2017. 6. 17.
여의도 서쪽 끝 가장 전망 좋은 자리에 서울마리나가 자리잡고 있다. 여의도 한강 변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 전에 갈대 무성한 풀밭이라 무선조종 모형 비행기를 날리던 사람들이 자주 찾던 곳으로 기억하는데 언제, 어떤 연유로 그 자리가 사유지가 되어 요트 클럽이, 컨벤션 센터가 조성되었는지 알 수 없다. 서울마리나 요트 정박장 바로 건너 편 자리는 여의도뿐 아니라 내가 알기로 한강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자리다. 한때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아 쓰레기나 오물이 잔뜩 쌓여 있고 불모의 땡볕 아래라 어디 쉴 곳도 마땅찮아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던 곳인데 언제부터인가 서울시에서 무식하다 싶을 만치 나무들을 잔뜩 심어대어 아마 몇 년 내 여의도 제일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그곳이 나만 아는 명소로 남을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리라. 지난 여름 어느 주말, 그 자리에 지인 몇 분들과 함께 돗자리 깔고 앉아 치맥 시켜 먹고 당산철교 너머로 해 떨어지는 일몰을 함께 구경했다. 그날 담은 사진들을 지인들과의 단톡방에서 공유한 후 잊고 있다 기온은 뚝 떨어져 가을 깊은 오늘 아침 문득 지난 여름의 좋았던 그 한 때가 떠올라 남겨보는 잡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