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자전거를 두고 발의 연장이라 표현한 글을 봤다. 연장이라는 낱말은 도구라는 뜻도 있고 길게 늘어뜨린 것이라는 뜻도 있는데 한자로 표시를 해놓지 않아 저자가 어떤 생각으로 자전거를 발의 연장이라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둘 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자전거는 발을 위한 도구이기도 하고 발을 길게 늘어뜨린 것이기도 하다. 못 찍은 내 사진은 동작대교 북단 부근에서 남쪽을 보며 찍은 사진인데 저 자리는 자동차로 닿을 수 없고 걸어서도 닿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인구 천 만이 넘는 메트로폴리탄 서울의 한 가운데 어찌 이렇게 사람이 없는 숨은 명소가 자전거를 타는 나를 위해서 딱 마련되어 있을까 찾을 때 마다 감탄하게 된다. 휴일 한강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아무도 찾지 않는 명소에 자전거 받쳐 두고 맥주 한 캔 마시며 좋은 노래 듣다 돌아왔다. 자전거는 내 두 발의 연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