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3.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이미 정교한 태양력을 사용 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사용되는 태양력의 시초는 로마의 율리우스력(Julian calendar)이다. 영어로는 쥴리어스 시저, 라틴어로는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는 서력 기원 전후 즈음에 로마 권력을 장악하고 실상은 극소수의 특권 귀족층의 집단지도체제 밖에 안 되는, 무늬만 공화정을 종식시키고 로마의 황제정을 연 인물이다. 그러나 카이사르는 황제에 즉위해보지도 못하고 반대파에게 암살당하는 비운을 맞았는데 그래도 그가 로마의 역사, 나아가 유럽의 역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해서 후대에 그를 로마제국의 초대 황제, 원조 황제로 치는 데는 이견이 없고 이 위대한 로마의 원조 황제가 이룬 업적의 하나로 그 이전까지 중구난방에 다름 없었던 로마의 달력 체계를 일신한 율리우스력을 반포가 꼽힌다.

 

5세기 즈음 로마가 망한 이후에도 율리우스력은 16세기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이 나올 때까지 유럽 달력의 표준이었는데 이 그레고리력 조차도 율리우스력을 살짝 손 본 것에 불과하다. 카이스르 이전 로마는 304일, 10개월을 1년으로 치던 모양인데 율리우스력은 365일, 12개월을 1년으로 삼았으니 2개월이 껴 들어 가야 하는 상황이라 율리우스 카이사르 본인 선택이었던지 아니면 주변에 알랑방구 뀌던 사람들의 선택이었던지 하여간, 그의 이름을 따 7월을 쥴라이(July)로 끼워 넣고 그 다음 8월을 섹스틸리스(Sextillis)로 끼워 넣었다. 그러다 보니 라틴어로 7을 뜻하는 셉트(sept)에서 유래한 세템버(September)가 졸지에 9월로 밀려나 버렸고, 역시 라틴어로 8을 뜻하는 옥트(oct)에서 유래한 악토버(October)는 졸지에 10월로 밀려나 버리고 말았다. 카이사르의 아주 먼 친척 뻘로 카이사르의 대를 이어 로마의 1대 황제에 오른 아우구스투스(Augustus)는 카이사르의 예에서 보듯 달력에 이름을 남겨 심지어 오늘날까지 그 이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 것이 황제로서는 최대 끝발이라고 생각했던지 8월을 황제로서 본인의 호칭에 해당하는 아우구스투스라는 이름에서 유래한 오거스트(August)로 바꾼 것만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던지 원래 30일이었던 8월의 날 수를, 원래 31일었던 4월에서 하루 가져와서 8월에 붙여버린 결과 8월이 7월과 같이 31일 되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 대륙에서 불어오는 황사에다 미세먼지 문제로 봄,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고 봄철 대륙으로부터 이 땅에 불어 닥치는 부는 황사문제가 어디 오늘날만의 문제였던가 하던 나 같은 사람조차도 봄에는 왠지 마스크라도 끼고 다녀야 할 것 같고 미세먼지가 날릴 때 야외운동을 하는 게 그렇게 사람 몸에 안 좋다니 봄철에는 자전거 타고 밖에 나가기가 꺼려지니, 요즘에는 계절의 여왕을 10월로 불러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이 좋은 계절에 자전거 타고 한강 자전거길 한 바퀴 돌며 찍은 셀카를 쳐다보니 문득 어릴 때 즐겨 듣던 옛 노래 한 곡이 떠올라 남겨보는 잡문이다.

 

 

August October by Bee G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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