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투 라잇츠 등대" 베낀 그림
after Edward Hopper "The Lighthouse at Two Lights" 1929
2018. 10.
오래 전 책에서 20세기 초 활동한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작품을 봤다. 저자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소개하며 고독, 단절 등의 표현을 썼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나로서는 그런 감정과잉이 거슬렸고 한편 책에 실린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보고 미국 화가의 작품답다 즉, 촌스럽다 느꼈다. 그런데 최근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베껴 그려보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순전히 등대 때문이었다. 배에 대한 로망 같은 것을 늘 품고 있어서 이왕 시작한 것 크레파스로 배를 한번 그려보자 싶어 베껴 그릴 마땅한 작품을 찾으려고 검색 했더니 역시 촌스러운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이 눈이 든 것이다. 대번에 스케치 북과 연필을 손에 쥐고 에드워드 호퍼의 등대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등대일까? 색을 칠하며 생각해봤는데 등대에서는 뱃길이 열린 바다가 보이지만 바다에서는 배 위에서는 등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또 바다의 존재를 확실히 하기에 등대만큼 좋은 모티브가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호퍼의 등대를 베껴 그리며 그의 작품이 꽤 정교한 관찰의 소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명작이라는 것이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평가가 쌓이고 쌓인 끝에 도달한 명성 같은 것 아니겠는가? 크레파스로 그림을 완성하고 이젤 위에 얹어 놓았더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들이 나의 이 크레파스 습작에 대해 꽤 만족하는 눈치다. 아무튼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은 이걸로 끝이다 하는데 이상하게 에드워드 호퍼의 다른 작품들이 자꾸 눈 앞에 어른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