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리 칸딘스키 "가을 습작" 복제화

after  Wassily Kandinsky "Study for Autumn" 1909

2018. 9.

 

칸딘스키(Kandinsky)라고 검색하면 본문 이전에 “추상미술의 아버지”라는 해설이 적힌 머리글부터 보인다. 하지만 칸딘스키가 본격적으로 추상미술에 속하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 전, 구상에서 추상으로 이행하는 모색과정에 남긴 작품들 특히 그가 독일에서 활동한 시기인 1913년 이전 작품들이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가의 작품을 모사(模寫)하는 과정은 그저 작품을 눈으로 보고 이해하는 것을 뛰어넘는 좋은 경험이다. 드로잉 노트에 원작자의 작품을 보면서 선을 긋고 색상을 입히며 화가는 대상의 윤곽을 왜 저런 모양으로 그렸을까, 왜 그 윤곽을 표현하는데 왜 저 색상을 골랐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보면 분석을 넘어 자연스럽게 이래서 이 사람이 대가로 대접받는구나 하는 막연하지만 확실한 느낌을 얻게 된다.

어제 밤에 아들의 크레파스로 그린 칸딘스키의 작품은 “가을 습작”이다. 가을이 와 봐야 내 일상에, 삶에 무슨 특별한 일이 생기겠냐만은 게발새발 완성해 놓은 내 그림을 보니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기다리지 않아도 올 가을을 은근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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