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2.
오랜만에 안양중앙시장 서울식당에서 순대국 한 그릇 사먹었다. 차림표를 보니 순대국 9,000원인데 내가 작년 이 식당에서 순대국을 처음 사먹었을 때 가격이 아마 6,000원이었으니 내 기억이 맞다면 역대급의 가파른 가격인상이 아닌가 한다. 1973년이었던가, ‘자야’라는 과자 가격이 하룻밤 사이 두배로 뛰는 것을 보고는 이제 그 맛난 과자도 사먹지 못하는가 어린 마음에 가슴이 콩닥콩닥 두려웠던 기억이 난다. 요즘 물가 뛰는 모양새가 50년 전 먼 어린 날의 기억을 소환해낼 정도로 무섭고 내 수입은 제자리인데 음식점 음식 가격이 이런 식으로 껑충껑충 뛰어 오르니 꼭 서울식당을 탓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가격은 그렇고, 국물이 설설 끓어 뚝배기에서 넘쳐나도록 양이 푸짐한 것은 변함이 없었고 때려 넣었다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은 돼지 잡고기와 다진 마늘 그리고 고춧가루 팍팍 풀어낸 시뻘건 국물의 조합 역시 변함 없었다. 서울식당은 유튜브의 소개로 알게된 집인데 순대국에 맛집이 따로 있는가,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고 그래도 막걸리 한 사발 곁들여 든든한 순대국에 밥 한 그릇 말아 먹고 나니 포만감에 내 배만큼이나 마음까지 넉넉해져 큼큼한, 퀘퀘한 하여간 순대국집 특유의 냄새마저 정겨운 냄새다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안양 구 도심 한 가운데 안양중앙시장에서 순대국을 파는 집 상호가 서울식당이 된 사정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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