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7.

 

허영만이니 식객이니, 이모카세니 식신이니 하도 소문이 요란해서 그 동네 안과 진료 보러 간 김에 봉천중앙시장에 자리 잡은 순대국 집에서 순대국 한 그릇 사먹었다. 순대국이 그렇지, 딱히 더 맛나 보이지도 그렇다고 못 먹을 것도 없어 보이는 설설 끓는 순대국에 숟가락 넣어 휘저으면서 이걸 먹겠다고 굳이 여기까지 게다가 대기까지, 그 사정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국밥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강한 조미료향과 마늘, 된장향이 목구멍에서 자꾸 넘어와 양치하고 싶어 혼났다. 세태가 뭐든 소문만 무성한 겐지 아니면 뭐든 소문만 쫓아다니는 겐지 그저 내게는 소문난 잔치집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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