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은 미각(味覺)이 아니라 통각(痛覺)이다. 맛이 아니라 고통이라는 게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매운맛을 찾는 이유는 매운맛으로 고통을 느낄 때 사람 체내에서 그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엔돌핀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 한다. 매운맛은 고추에 함유된 켑사이신이라는 물질 때문에 생기는데 이 켑사이신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다수 발표되어 이제 상식에 가깝다. 그래도 이 추운 계절에는 고통의 미각을 함께 달래는 맑은 소주 한잔과 함께 얼얼한 매운 쭈꾸미가 땡긴다. 이런 맛마저 없다면 어찌 이 혹한의 세월을, 엄동의 겨울을 견딜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