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대교 · 이촌한강공원
2016. 5.
히딩크 감독 인터뷰 영상에서 봤는데 그는 젊었을 때 미국 프로축구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한 적이 있고 그때 밥 시거(Bob Seger)라는 미국 가수의 「Against Wind」라는 곡을 즐겨들었다고 했다. 이 노래는 그 전부터 가끔 듣던 노래인데 내 경우 자전거 타고 나가서 집으로 돌아올 때 역풍을 만나 페달질이 힘에 부칠 때 이 노래를 떠올리곤 했다. 물론 영어 딸리는 1인인 내가 심지어 영어로 부르는 노래를 척척 들어 이해하는 것은 아니겠고, 다만 곡 후반부 “… I’m older now but still running against wind…”하는 가사를 들을 때마다 그리고 특히 후렴구에서 “…watch the young man running…”이라는 코러스가 반복될 때마다 마음에 심쿵 하는 어떤 것을 느끼게 된다.
위 사진은 자전거 타고 나가서 동작대교 북단 한강공원에 앉아 찍은 것인데 강변 미루나무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기울 정도로 세찬 서풍이 불고 있었고 내 라이딩 행선은 집 방향인 서쪽이라서 잠시 심란한 마음 한 컷 담았던 기억이 선하다. 그리고 이 글을 쓰려고 오랜만에 「Against Wind」의 가사를 검색해서 들여다봤더니 내 짧은 영어에도 가사 구절구절이 심오하다는 느낌이 새삼스럽다. 그런 시절이 있었을 게다, 야밤에 산을 들었다 놨다 하던 시절 그야말로 밤을 하얗게 태워버렸던 그런 시절이 우리 모두에게 있었을 것이다. 노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