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 천경자 │ 1972년 │ 서울미술관

JAN 2016 HWP

 

얼마 전 천경자 화백이 91세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기사를 봤다. 워낙 유명한 화가이니 그 부고가 언론 기사로 취급되는 것이겠거니 하다가 그분 사망 소식을 알리는 기사가 마치 붓물을 이루듯 여기 저기서 취급되는 것을 보며 대체 무슨 특별한 이야기 거리가 있기에 이러냐 싶어 한 기사를 자세히 읽어 보게 되었다. 내용인 즉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라는 작품에 대해 화가 본인은 자기 작품이 아니라 했고 세월이 흘러 그 위조자의 자백까지 등장했는데 과학적 감정을 거쳐 미술계에서는 진품이라 판정했고 결과가 이러니 자기가 그려놓고 자기 작품이 아니라 주장하는 천경자 화백은 정신줄을 놓은 늙은 노인 꼴이 되어버려 이 모든 것에 환멸을 느낀 천경자 화백은 작품 활동 중단을 선언한 후 1991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버렸다는 것이다. 1998년 일시 귀국한 천경자 화백은 대표작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고 이후 미국에서 노환으로 고생하던 천경자 화백의 곁을 지킨 사람은 그녀의 큰 딸이었는데 천경자 화백이 타계하자 그녀의 유골함을 들고 귀국하여 서울시립미술관 수장고를 돌았다는 것이다. 천경자 화백에게는 큰 딸외에도 성이 다른 자녀들이 있는데 이 자녀들이 망자의 사후 정리 과정 중 금융기관을 통해 고인의 타계 소식을 접하게 되어 황당해 하더라는 소식도 언론 기사에 올라 이 역시 그럴 수 있는 일이 겠거니 하고 말았다.

 

오늘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고인인 명복을 빈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천경자 화백 작품 몇 점을 관람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 작품 활동을 한 분이니 서울미술관이 그 분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하고 있다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서울미술관의 전시 작품 중 『청춘』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눈에 들었고 한편으로 한국 화가 작품 중 12억원, 역대급 경매가를 기록했다는 『청춘』이라는 작품의 연작인『초원 II』라는 작품도 눈에 들었다. 서울미술관에서 천경자 화백 작품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천경자 화백의 큰 딸이 천경자 화백의 유작과 유품 대부분을 천경자 화백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 부산의 한 대학에 기증하기로 했다는 것과 그 대학에서는 기증받은 천경자 화백의 유작과 유품으로 천경자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러기로 하였으니 그렇게 될 것이라 믿으면 더 이상 천경자 화백의 타계와 그에 얽힌 사연들이 궁금해질 까닭이 없겠는데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더라는 것이나의 경험이니 앞으로도 이에 얽힌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못 궁금해질 것 같고 오늘 검색해본 기사 중에는 천경자 화백의 둘째 딸과 그 사위라는 분이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에 대한 위작 논란을 근거로 국립현대미술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일성을 토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담아온 천경자 화백의 『청춘』이라는 작품을 보며 흘러간 옛 노래 『청춘』이라는 노래의 노랫말이 자꾸 귓가에 맴도는 것은 또 무슨 이유일까? 2016

 

청춘

김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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