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젠 부댕, 도빌, 1893년, 런던 코톨드갤러리
Eugene Louis Boudin, Deauville, 1893, The Courtauld Gallery, London
오래 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19세기 프랑스 회화 전시회를 찾아가 본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당시로서는 전혀 알지 못했던 화가 외젠 부댕의 작품이었다. 전시 작품들 중 손바닥만 한 르느와르와 앵그르의 그림은 유리창으로 밀봉되어 특별 대접을 받았지만 찬란한 태양의 반대쪽으로부터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그 아래 거친 파도를 향해 담담하게 나아가는 돛단 어선들을 담은 부댕의 작품이 나는 제일 좋았다.
이후 영국 생활 중에 런던 코톨드갤러리에 세 차례 들렸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그때는 고흐나 고갱, 드가나 르느와르 등의 작품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고 최근에야 코톨드갤러리의 소장 작품 목록을 우연히 들여다보다가 거기 가로 폭이 74cm나 되는 부댕의 「도빌」(Deauville)이라는 큰 작품이 걸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는 두 번이나 코톨드갤러리에 작품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 화가들의 이름 구경하러 간 꼴이 되고만 아쉬움에 옛 기억을 떠올리며 외젠 부댕에 대한 잡문 몇 자 남긴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 르아브르 남쪽에 위치한 휴양지로 소개된 도빌의 소개 웹 페이지 제일 위에 도빌의 풍경을 담은 부댕의 풍경화가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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