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021 HWP

라면 빼놓고 면(麵)을 따로 즐긴 적 없던 내가 언제부터 매 끼니 식사를 앞두고 면을 떠올리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겠다. 막연히 짐작하기로 나이 들어 내 치아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한 즈음부터 면을 즐기게 된 것이 아닌가 싶을 뿐이다. 짬뽕시키면 짜장 아쉽고 짜장 시키면 짬뽕 아쉽게 마련이듯 비빔국수 시키면 잔치국수가 아쉽고 잔치국수 시키면 비빔국수가 아쉬운 것도 마찬가지 이치인데 이번 주말 자전거 타러 나갔다가 국수집에서 비빔국수를 시켰더니 육수로 잔치국수가 나왔다. 고객이 음식을 주문해놓고 아쉬워하는 부분을 충족시키는 매우 절묘한 차림이라 하겠는데 우리 사무실 앞 짱깨집도 짬짜면 대신 짜장 시킬 때 짬뽕 국물을 내고, 짬뽕 시킬 때 서비스로 앞 접시에 짜장 조금 내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시간이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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