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셔 블레넘궁전

Blenheim Palace, Woodstock, Oxfordshire, UK

2013. 4. 20.

위 사진들은 영국 수상 윈스턴 처질(Winston Churchill)이 태어난 옥스포드(Oxford) 근교 블레넘 궁전(Blenheim Palace)에서 담아온 것들이다. 처칠은 한때 영국 국왕에 버금가는 권세를 자랑했던 영국 귀족 말버러 공작 가문(family of the Dukes of Marlborough) 출신이고 이들의 세거지는 그저 귀족 가문의 영지가 아니라 당당히 궁전(palace)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처칠은 귀족답게 아주 긴 성명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성으로 쓴 처칠(Churchill)도 정식으로는 스펜서-처칠(Spencer-Churchill)이다. 처칠가가 귀족 가문으로는 오히려 한 수 위로 쳐주는 스펜서(Spencer)가에서 분가했기 때문에 이런 성을 가졌던 것이다. 다이애너 전 왕세자비, 찰스 왕세자와 불행한 결혼 생활 끝에 이혼하고 결국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그 다이애너 비의 본명이 다이애너 스펜서(Diana Spencer)였다. 신데렐라라는 환상을 팔아먹기 위해 유치원 보육교사로 언론에서 언급되던 다이애너비는 영국 귀족 중의 귀족 스펜서가 출신이었던 것이다. 권세를 가진 자들이 통혼으로 그 권세를 대물림하는 노릇이 어디 영국뿐이겠는가 만은 영국이라는 나라의 왕가와 귀족 가문의 사정이 대저 이러하다. 어린 시절 나는 처칠의 이름을 세계위인전기에서 봤다. 처칠이 위인전기에 들어 본받아 마땅한 삶을 살았던 사람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알고 있으나 으리으리한 귀족 궁전 한 모퉁이만 담아온 사진만은 잘 찍혔다.

그렇다고 이 잘 찍은 사진에 대해 자화자찬을 늘어놓자는 것은 아니다. 이 사진은 내가 찍은 것이 아니라 4월 봄날, 영국의 눈부시게 화창한 날씨가 찍은 사진이기 때문이며 이 사진이 나오기까지 내가 간여한 바는 그저 셔터를 눌러댄 것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명작 같은 날씨가 찍은 명작 같은 사진들이 많아서 아직 다 정리도 못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셔 블레넘궁전

Blenheim Palace, Woodstock, Oxfordshire, UK

2013. 4. 20.

 

BGM: Clarke "Trumpet Voluntary" Compass Rose Br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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