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자전거길 무궁화동산

2021. 7.

 

어릴 때 나는 국민학교에서 무궁화를 나라꽃 국화로 배웠고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애국가를 매일같이 마르고 달도록 불렀지만 무궁화 꽃을 내심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라꽃 무궁화를 사랑해야했기에 이를 발설한 적은 없지만 무궁화보다 아름답고 화려한 꽃도 많은데 해충에 취약해보이고 꽃마저 시들시들하다 이내 져버리고 마는 무궁화가 어찌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꽃인가 불만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공원이나 강변 자전거길 주변에 무궁화동산이라고 지자체에서 조성해놓은 무궁화 꽃밭이 적지 않은데 그 무궁화 꽃 개화 규모가 무척 장관일뿐더러 무궁화 꽃의 발색도 내 어릴 적 본 무궁화답지 않게 진하고 그 모양이 탐스러우며 무궁화 꽃을 품은 나무도 무척 건강한 느낌이다. 잘은 모르나 그간 나라꽃 무궁화를 우수한 품종으로 개량해온 숨은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며, 이것이 다 내 국민학교 시절과 비교하여 엄청나게 성장해버린 우리 사회의, 우리나라의 저력과 실력을 대표하는 증거가 아닐까, 요즘은 무궁화 꽃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주말에 장마에 따른 비 예보가 있기는 했는데 이 시국에 자전거까지 못타면 무슨 재미냐 싶어 자전거길로 자전거 타고 나가 주변에 조성해놓은 무궁화동산에서 폰카로 담은 못 찍은 사진들을 올린다. 이 못 찍은 사진들 올리며 한편으로 어떻게 이룬 나라고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다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마음 무겁다. 이 또한 소심한 나의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송창식 노래 「내 나라 내 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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