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ubliners, Imelda May & Karan Casey - The Rare Auld Times

달력을 보며 다가올 이런 저런 일정을 머리 속에 그려보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생각 하게 되었다. 계절도 세상도 내 마음마저도 얼어붙어 퇴근길 지하철역으로 종종걸음을 치는데 지하철역 안에 구세군 자선냄비를 알리는 종소리가 쩌렁쩌렁했다. 퇴근 지하철에 몸을 싣고 일년 만에 캐롤(carol)이라는 음원 폴더를 열어보니 먼저 눈에 드는 노래가 「소중한 지난 날들」(The Rare Ould Times)이다.

노래 가사는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사는 평범한 사람이 개발로 도시의 옛 모습을 잃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후렴구는 “ring a ring a rosie”라고 노래 부르는 아이들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빙빙 돌다가 신호에 따라 노래와 움직임을 딱 멈추는, 세상 어느 곳에서나 흔한 아이들의 놀이를 표현한 것으로 해질녘까지 아이들이 거리에 나와 즐겁게 놀던 더블린의 옛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내가 이 노래를 처음 접한 곳은 유튜브였는데 크리스마스 특집 공연 장면을 공연 음악에 엮어 편집한 것이었다. 아일랜드에서 내 노라 하는 뮤지션들이 모여 아일랜드의 옛 인기곡, 캐롤 등을 공연하는 특집방송 같은 것이었으라. 노래 중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공연 장소로 짐작되는 펍(pub)이었는데 크리스마스 무렵 영국 펍의 실내 장식과 조명, 분위기를 잘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동영상을 보고 들으며 나의 “소중한 지난 날들”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동영상 강의로 민법(民法) 공부를 하고 있다. 첫 시간 강사는 법(法)이라는 한자를 칠판에 쓰고 삼수 변(氵)에 갈 거(去), 즉 물 흐르듯 흘러가는 원리가 법의 원리라 했다. 며칠 전 풀리지 않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나를 두고 옆 자리의 선배가 던진 한마디가 “물 흐르는 대로 가자” 였다. 크리스마스 때면 떠오르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노래 한 곡 들으며 나의 소중한 지난 날들을 기억하는 것도 이 엄동의 겨울을 헤치며 물 흐르는 대로 가는 일 아니겠는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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