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이 되면 주변에서 자주 들리는 존 레논(John Lennon)의 「해피 크리스마스」(Happy Xmas)라는 노래가 있다. 「 전쟁은 끝나요 」(War Is Over)라는 부제가 붙은 이 노래를 들으면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노라."는 예수님 말씀이 떠오르고 그래서 그분의 생일이라는 크리스마스의 본래 의미를 생각해본다.
1980년 마크 채프먼(Mark Chapman)이라는 정신병자의 총에 맞아 허망하게 비명횡사한 존 레논은 「하느님 」(God)이라는 노래에서 타로 게임과 기타와 비틀즈를 예수와 같은 격에 놓고 그런 것들은 믿지 않겠다고 외쳤다. 이를테면 송년 음악회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노래를 부르다가 신년 음악회에서는 신이니 하는 말은 말짱 개소리라는 노래를 부른 짝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일과 세상살이 속성이 본래 아이러니 하다는 것을 조금 엿본 듯 나도 이미 세상살이의 쓴 맛을 더러 보며 살고 있으니 존 레논을 흰소리나 해댄 사람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세상 일이 사람 사는 것이 사람이 아이러니한 것이다. 베트남전이 한창일 때 존 레논과 그의 부인 오노 요코는 임대료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 시내 한 가운데 간판을 임대 내서 "여러분이 진정으로 원한다면 전쟁은 끝나요! 해피 크리스마스! 존과 요코가 보냅니다.“(WAR IS OVER! IF YOU WANT IT / Happy Christmas from John and Yoko) 라고 쓰인 플랭카드를 걸어 놓았다 하고 1980년 존 레논의 사망 이후에도 미망인인 오노 요코가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한다. 존 레넌이 사망한 후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세상 여러 곳에서 전쟁으로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나가고 있으며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데도 전쟁은 끝나지 않고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오면 뉴욕의 맨하탄 거리에는 전쟁은 끝나요!라는 간판이 존 레넌의 만장처럼 펄럭일 것이다.
존 레논의 노래처럼 묵은해는 가고 새로운 해가 밝아올 크리스마스 시즌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으니 자기 자신을 믿는다는 사람에게도, 그 분의 평화를 믿는 사람에게도 아낌없이, 남김없이 평화가 있기를, 그리고 내 마음에 평화가 있기를, 또한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께 평화가 있기를 기도하면서 옛 노래 한 곡 올린다.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