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파란마트
2015. 5. 23.

 

몇해 전 북한산 백운대에 올랐다 하산 후 우이동 종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찍은 사진이다. 사랑의 빳데리도 아닌 내 카메라 배터리는 일찍 방전되어 아쉬운 대로 손에 쥔 구형 핸드폰으로 담은 사진임에도 사진이 괜찮다. 눈 부시게 환하고 그래서 아름다웠던 봄 날씨 덕이리라. 파란마트는 마트 간판을 달았지만 구멍가게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 이런 구멍가게는 성북동의 고래등 같은 고대광실 아래 동네에서도 본 적이 있다. 덕수마트라는 간판을 달았던 그 가게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그러고 보면 진짜 서울 옛 동네는 우이동이나 성북동 같은 곳에나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못 찍은 사진을 보며 이 여름은 이미 틀렸고 다가올 가을에는 이 먹먹한 가슴을 추스릴 산행이라도 할 수 있을까 소박한 그리고 간절한 기대를 가져본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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