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리전트 파크
Regent's Park, Camden, London
2012. 3. 30.
리전트 파크(Regent's Park)는 런던 중심부에 있는 넓은 공원으로 런던 시내 다른 대규모 공원과 마찬가지로 원래 영국 왕실 소유였다가 19세기 초 런던 시민 공원이 되었다고 한다. 영국 주재원 생활 중 3월 30일 리전트 파크를 담은 옛 사진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 아마 거래처와 점심 접대가 있다고 뻥 치고 - 오전 11시 30분 경 사무실을 나서서 버스 타고 옥스포드 서커스(Oxford Circus) 지나 공원 앞 파크 스퀘어(Park Square)에 내려 공원을 한 바퀴 돌며 구경한 다음 베이커 스트리트역(Baker Street Station)에서 런던 지하철 튜브를 타고 사무실로 돌아온 것으로 짐작된다. 남아 있는 사진에는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경 본드 스트리트(Bond Street)에 있던 일식집 사진이 있는데 점심 식사 시간에 자주 찾던 집이라 아마 그날 점심 식사도 거기에서 해결하였을 것으로 짐작이 되나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다. 비싼 일식집이었는데 혼밥으로 그 비싼 런던에서 스시 2인분 잘 시켜 먹고 물론 법카로 밥값을 해결하였으리라. 그때는 몰랐는데, 돌이켜 보니 런던에서 한판 재미지게 참 잘 놀았다.
당시 블로그를 하지 않아서 대체 어디 쓸 요량으로 못 찍는 사진들을 또 이렇게 찍어대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 속 리전트 파크 안내판에 쓰여 있는 패딩턴이니 메리본이니 홀본이니 세인트 펜크라스니 켐든이니, 런던의 지명들이 아련하다. 남는 것은 사진 밖에 없다 하더라만 한편으로 사진이라도 남아 있으니 어디냐 싶기도 하다. 시절이 아무리 수상해도 이번 주말 화창하기만 하다면 런던 시민들은 리전트 파크로 또 몰려 나가리라 짐작해본다. 영국이라는 나라가 일찍이 해외 식민지에서 고혈을 뽑아 형편이 핀 나라라서 원예나 조경이 꽤 발달한 나라라는 흔적이 못 찍은 사진 속에 담겨있다. 튤립도 수선화도 히아신스도 다발로 핀 저 자리는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와 검색해보니 이름 그대로 리전트 파크의 잉글리쉬 가든(English Gardens)이라 한다. 글을 마무리 하며, 런던 중심부에서 매우 가까운 대규모 공원이니 런던에 들리시는 분 있으시거든 찾아가 보시라 추천하려 했더니 이 코 시국에 누가 거길 갈 수 있겠나 싶다. 그래도 가깝기를 바라는 훗날, 런던에 유람 가실 분 있으시거든 리전트 파크에 들러 보시라, 이 어지러운 시국에 소망이 담긴 추천사를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