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리치
Harwich, Essex as viewed from Shotley Gate, Suffolk, England ⓒ OCT 2011 BR

 

토끼처럼 생긴 영국의 토끼 엉덩이 쪽 바다는 북해(North Sea)에 면해 있다. 그 북해 너머는 네달란드, 독일, 스칸디나비아반도로 이어지는 북유럽이다. 예로부터 북해는 거칠고 험한 바다이다. 이 북해에 면한 영국 동해안 북쪽 헐(Hull)강과 남쪽 템스(Thames)강 사이 긴 해안선에는 수심이 깊고 파도가 잔잔하여 큰 선박이 정박 할 수 있는 마땅한 피항(避航, haven port)이 딱 세 군데 밖에 없고 그 마저도 에식스(Essex)지방과 서퍽(Suffolk)지방이 경계를 이루는 스투어(Stour)강과 오웰(Orwell)강 기수지역에 모여있다. 이 헤이븐 포트 중 하나가 하리치(Harwich)항이며 영국과 네덜란드를 이어주는 페리(ferry)선의 기항으로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하리치항의 바로 맞은 편, 또 하나의 헤이븐 포트인 펠리스토우(Felixstowe)는 20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어 오늘날에는 영국 최대의 컨테이너 무역항으로 성장했다.

위 사진은 영국 생활 중 어느 가을, 스투어강과 오웰강이 만나는 쐐기 모양의 어촌 마을 쇼틀리 게이트(Shotley Gate)라는 곳에서 장망원 렌즈로 촬영한 옛 하리치항의 전경으로 하리치는 사진을 촬영한 곳의 강 하구 건너 지척인데 육로로는 꽤 먼거리를 돌아가야 하는 곳이라서 이듬해에야 처음 하리치를 찾을 수 있었다. 비록 하리치에서 사진에 담긴 것처럼 멋진 범선(sailing boat)을 타고 열린 바라로 나간 것은 아니었지만 대신 거친 북해 바다를 가르는 큰 배 페리선에 내 차를 실고 네덜란드로 떠났던 것이다. 이렇게 하리치는 나와 유럽대륙을 이어주던 곳으로 못찍은 사진 몇 장과 함께 내 마음의 피항(haven port)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 위 구글 지도는 Harwich의 지명을 한글로 하위치라고 표시하였는데, 하위치가 아니라 하리치가 맞다. 여기서 w는 묵음인데, 예를 들자면 그리니치 천문대로 유명한 Greenwich는 그린위치가 아니라 그리니치가 맞다. 이른바 구글링의 한계라 할 것인데 이 한계 마저도 머지 않은 시기에 극복될 것이다.

 

POCO

Sea of Heart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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