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나온 반달
"徐源東의 詩에 붙여"
너를 두고 왔구나
까치발 디디고 훔쳐보던 설레임 두고
깨문 입술 사이로 흐르던
비릿한 내음 삼키며
소주처럼 독하게
너를 두고 멀리 왔구나
국화무늬 치마 폭 위에
펑펑 쏟았던 너로 인한 눈물
추풍령秋風嶺 구름에 위에
얹어 놓았던 말 한마디
오래 전 잊었던 너의 이름
속절없이 거리에서 거리로 날리는
가을 바람 같구나
가을 바람 따라 푸석한 얼굴로
터벅 터박 걸어 걸어서
너를 두고 참 멀리도 왔구나
***
낮에 나온 반달
서원동
徐源東
외치지 않아도 들리는 소리
아주 열심히 열심히 귓전을 때려
아픈 꿈의 낱알들 짜내듯
숨죽여 고개 숙인 우리들 어깨 너머로 떨어진다
무엇이 우리들의 평생을 밝히고
구석마다 살아 남아 번뜩이게 하느냐?
못난 그리움의 붙이들 아직도 남아
작은 바람잎 하나에도 박히고 떨며
낮에 나온 반달처럼 희멀겋게 설레고만 있구나
설레어 정든 땅 없이
하나 둘 떨어져 앉아 막연한 것으로
하늘가를 스치고만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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