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교통부 할매국밥

2019.11

지난 주 금요일 월차 내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점심 무렵 부산역에 도착하여 부산의 대표음식이자 그중에서도 원조로 꼽히는 교통부 60년 전통 “할매국밥”에서 돼지국밥 한 그릇 사먹었다. 나는 원조라 주장하는 집들이 업소들이 다른 업소들과 뚜렷이 차별되는 음식을 내놓는다 믿지는 않는 편이지만 유명한 교통부 할매국밥에서 맛본 돼지국밥을 평하자면  돼지국밥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할 특징을 고스란히 담은 국밥이라 하겠다.

양질의 돼지고기를 삶고 손질하는 과정과 토렴하여 돼지국밥이 내 밥상 위에 올려지는 과정을 눈 앞에서 지켜볼 수 있고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먹는 순간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딱 돼지국밥이 그래야 할 온도를 입안 한 가득 느낄 수 있으며 그래서 기름지면서도 동시에 담백한 돼지국밥 고유의 맛이었다. 게다가 국밥 한 그릇에 6천원, 수백 곧 수육백반 한 그릇에 7천원이니 가격까지 착하지 않은가? 내가 돼지국밥을 먹는 동안 내 옆자리 빈 식탁에 앉은 종업원은 씨알 굵은 마늘 꼭지를 일일이 손으로 따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단점을 꼽자면 내가 앉아 식사하는 동안 여러 손님이 더 찾았는데 그 중 절반이 혼밥 하러 온 사람들이었고 그 혼밥족들을 한 테이블에 합석 안내하는 소리가 어수선 하게 들렸으며 좌석의 반쯤이 이른바 방에 있는 좌식이었고 현금 결제하는 경우 일정 부분 가격을 할인해 주는 모습이 눈에 들었다는 점이다. 흔히 다찌라고 하는 1인 식사 테이블을 만드는데 그리 큰 비용이 들 것 같지는 않고 요즘에는 업장 구조변경 없이 편하게 방 안에 입식 테이블을 들이는 업소도 많던데 그렇게 60년 이어온 전통을 바꾸고 나면 돼지국밥 맛까지 바뀔까 꺼려하는 것일까? 돼지국밥 한 그릇 후딱 말아먹고 나온 감상치고는 쓸데없이 생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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