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그리니치 마켓
GREENWICH MARKET, LONDON, UK
2012. 6.
그리니치(Greenwich)는 런던 템스(Thames)강 남단 동쪽에 위치한 행정구(borough)로서, 유명한 그리니치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를 포함하는 그리니치공원을 품고 있다. 런던 시내에서는 무인경전철선이자 런던 동부지역 간선 전철 노선인 DLR(Docklands Light Railway)선 그리니치역을 이용하여 찾을 수 있다. 런던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런던의 핫 스팟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인데 나는 영국 생활을 시작할 무렵부터 왠지 그리니치 공원 주변 일대가 퍽 마음에 들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찾았고 특히 영국 생활 마지막 한 해 동안에는 그리니치와 바로 마주보는 템스강 북단이자 런던으로서는 신도시 격인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에 있는 사무실로 출퇴근을 해서 더욱 자주 찾던 곳이다.
그런 까닭으로 내 옛 사진 폴더에는 그리니치 일대에서 담아온 못 찍은 사진들이 제법 남아 있는데 사실 런던에 여행 간 것이 아니라 일을 하러 간 것이고 점심 시간이나 업무를 보고 난 후 여유가 생기면 그리니치 일대를 잠시 배회하며 찍은 사진들이라 두서도 없이 찍힌 사진들이어서 그에 얽힌 잡문을 쓴다던가 사진을 정리하여 포스팅 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그리니치 공원에 있는 역사적인 범선 커티삭(Cutty Shark) 사진을 정리하다 우연히 그리니치 일대에서 찍은 사진들이 눈에 들어 그것들을 정리하여 이 잡문을 남기려 한다. 그리니치에는 그리니치 마켓(Greenwich Market)이라는, 영국에서는 발견하지 쉽지 않은 우리 재래시장 같은 곳이 있다. 그리니치 마켓에는 국물 맛이 정말 끝내줬던 홍콩식 국수를 내던 가판점이 있었는데 칼칼한 국수가 생각나는 점심시간이면 사무실 근처 DLR 크로스 하버(Crossharbour)역에서 전철 3코스 거리인 커티삭(Cutty Shark for Maritime Greenwich)역에 내려 점심끼니를 때우던 집이었다. 세상이 참 편해져서 그로부터 제법 세월이 흐른 오늘 밤 그리니치 마켓의 페이스 북을 들여다 봤더니 그 국수집은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1997년까지 영국의 통치를 받던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될 때 영국은 홍콩 거주민들에게 영국 국적을 취득할 기회를 줬고 이때 많은 홍콩 사람들이 영국 국적을 얻어 영국에서 음식점을 차렸기로 오늘날 영국에서는 중국 음식과는 또 다른 진짜 홍콩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런던에서 남들 다 가는 곳, 남들 다 먹는 음식을 맛본 분이라면 또는 정말 런던다운 런던을 찾는 분이라면 한번쯤 들려도 후회 없을 것이라 추천하는 동네, 그리니치를 소개하는 잡문이며 내가 다시 런던을 가야 하는 이유를 꼽는다면 그 중에 그리니치 마켓에서 파는 국수를 다시 맛 보기 위해서라는 항목이 꼭 포함되어야 하겠다. 여러번 그 국수집에서 점심을 사먹었는데 아쉽게도 그 맛있는 국수 사진은 남아있지 않다. 그때는 음식을 앞에 놓고 사진을 찍을 엄두도 못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