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로댕미술관

Musee Rodin, Paris

2013. 5. 4.

 

파리 여행 중 로댕미술관(Musee Rodin)에서 좋은 구경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 덕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회화 작품을 좋아했고 유럽 여러 유명한 미술관에서 책에서 보았던 걸작 회화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 생활 중 얻은 큰 즐거움이었지만 나는 조각과 같은 조형미술 작품들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달리 관심을 둔 적도 없었다. 게다가 아내의 예술적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으나 아내가 미술 작품에 달리 관심을 표시한 적도 없었기에 로댕미술관에 들르자는 아내의 제안이 일순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 전날 호텔에서 내게 다음 날 파리 구경일정을 듣고 열심히 핸드폰으로 검색을 하던 아내는 로댕미술관 실내구경은 유료지만 야외구경은 무료이고 오히려 야외에 볼만한 작품이 더 많다는 정보를 찾아내서 내게 로댕미술관에 가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런 아내의 제안에 솔깃해서 함께 로댕미술관을 찾았던 것이다.

그렇게 우연히 찾아간 로댕미술관은 파리의 핫 스팟들 찍기에 급급했던 우리 파리 여행 중 잊을 수 없는 아름답고 편안한 명소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로댕이 한때 기거했던 저택을 프랑스 정부에서 사들여 로댕이 국가에 기증한 작품들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꾸며 1919년 개관하였다는 로댕미술관의 정원에서 로댕의 작품으로 유명한 「생각하는 사람」(Le Penseur)은 물론 「칼레의 시민들」(Die Burger von Calais), 「지옥의 문」(La Porte de l'Enfer)과 같은 조소에 별 관심이 없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조차 익숙한 로댕의 걸작들을 구경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미술관 건물과 정원 조경까지 아름다웠다. 그날 로댕미술관에서 담아온 사진들은 그저 5월 파리에서의 즐거웠던 어느 하루의 사진들로 잊혀질 뻔 했는데 최근 유시민이 『유럽도시기행』이라는 책을 통해 내 옛 기억을 소환하였기에 묵은 옛 사진 파일들을 꺼내보며 남기는 글이다. 글을 올리며 로댕의 조각 작품들을 스스로 집대성한 작품으로 간주되는 「지옥의 문」을 찍은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니 지옥이 문이 아니라 천국의 문으로 보이는 까닭은 아마 사진을 찍은 곳이 파리이기 때문이고 또 그날이 햇살 좋은 5월의 어느 날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파리 로댕미술관

Musee Rodin, Paris

2013. 5. 4.

 

배경음악

Brooklyn Duo - As It Was  Harry Styles -  Debu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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