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서퍽 오포드 니스 등대
Orfordness Lighthouse, Orford Ness, Suffolk, UK
2012. 5. 12.
가끔 영국에서 찍어온 못찍은 사진들을 보면 내가 세상 먼곳까지 가서 살다 돌아왔구나 싶다. 피부색이 어떻건 사람이,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 더라는 그 먼곳에서 얻은 깨달음과는 별개로 영국의 기후와 풍토는 우리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예를들어 영국의 해변은 대부분 모래 대신 자갈로 덮혀 있었다. 이 자갈 해변을 영어로 싱글 비치(shingle beach)라 하는데 무려 16km 이상 길게 이어진 자갈 해변 오포드 니스(Orford Ness)가 내가 살던 영국 동부 해안지방 가까이 있어 타향살이에 마음 허할때나 요즘처럼 봄바람 불어 마음 삽상할 때면 더러 찾고는 했다.
오포드 니스는 북해(North Sea)의 거친 바람과 파도가 자갈을 머금고 영국 동부 해안으로 끊임없이 들이 닥쳐 쌓아온 자갈 언덕이다. 이 오포드 니스 언덕에는 오랫동안 북해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온 아름다운 등대가 서있다. 이 등대는 최근 항해술의 발달로 그 기능을 잃어 곧 가동을 멈출 것이라고 하는데 등대 불빛은 꺼져도 오래도록 그 자리에 서있어 주기를 바라는 이유는 그리운 바다 그 등대에 곁에, 아름다운 이스트 앵글리아의 바닷가에 내 마을을 두고 온 때문일 것이다. 그립다.
영국 서퍽 오포드 니스 등대
Orfordness Lighthouse, Orford Ness, Suffolk, UK
2012. 5. 12.
최인영
「점점 여리게 마음 가장 여린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