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대덕생태공원
2015. 5. 17.

 

이니스프리(Innisfree)는 아일랜드 서북쪽 락 질(Lough Gill) 호수에 떠 있는 작은 섬으로 사람조차 살지 않는 이 작은 섬이 유명해진 까닭은 시인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의 시 "이니스프리의 호수섬(The Lake Isle of Innisfree)" 때문이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의 제목은 "이니스프리의 호도"였는데 번역된 시를 아무리 읽어도 천안 삼거리의 호도 과자도 아닐테고 요즘 처럼 쉽게 검색해볼 수도 없었는데 대체 호도(湖島)가 무슨 뜻인가, 어린 마음에 알 수 없어 무척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도시에 사는 시인이 꿈꾸는 귀거래사가 어찌 어린 마음에 와 닿겠는가? 시는 호수가에 초라한 집 지어 아홉 이랑 콩밭 갈고 벌통 하나 치며 벌 소리 요란한 숲 속 빈터에서 살겠다 하였다.

 

어제 한강 강변 길을 자전거 타고 달리는 중 찔레꽃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아찔하게 퍼져서 잠시 자전거를 멈추고 못 찍은 사진 몇 장을 담았는데 튼실한 두 다리에 꽃가루 덩어리를 가득 달고 이꽃 저꽃 옮겨다니며 부지런을 떠는 꿀벌들의 비행이 장관이었다. 이 못찍은 사진들을 보며 요즘에야 위대한 시인 윌리엄 예이츠의 귀거래사 이니스프리의 호수섬이 가슴 속에 사무치게 내려 않는 것을 보면 세상 모든 일에, 모든 것에 다 때라는 것이 있는게 아닌가 하였다. 요즘 나야말로 이것 저것 다 던져 버리고 시골로 내려가 호수가에서 벌통 치고 콩밭 갈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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