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014 ⓒ BR
나이 들어 취향과 기호, 관심이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세월이 변하는데 사람이 바뀌지 않을 수 있으랴. 예전에는 맛난 것 찾아 먹는데 통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어디 맛난 음식 없나 자주 껄떡거리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나이 탓 말고는 달리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맛난 음식 중 겨울 한 철 주꾸미를 빼놓을 수 없는데 마포에 있는 이름난 철판주꾸미집에 앉아 풍성한 미나리 사이 살아 꿈틀거리는 주꾸미가 철판구이가 되기를 기다리며 폰카로 사진 한 장 찰칵 찍었다. 싱싱한 미나리와 살아 있는 주꾸미를 철판 위에 올려 놓았는데 어찌 술이 빠질 수 있겠는가. 미나리와 주꾸미가 미끌 거리며 윤활작용을 하여 소주 목 넘김이 좋았던 건지 소주가 윤활작용을 하여 미나리와 주꾸미가 잘도 넘어간 건지 실컷 먹고 실컷 취했다. 그러고 보니 술이 음식을 부르는 건지 음식이 술을 부르는 건지 헷갈리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맛난 음식을 찾아 껄떡거리는 것이 실은 술은 찾아 껄떡거리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것은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