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컨스터블│윌리 로트씨네 오두막집│1815년│콜체스터-입스위치박물관

John Constable, The Mill Stream, Willy Lott's House, Colchester and Ipswich Museums Service

 

영국 서퍽 주와 에식스 주의 접경 플랫포드

Flatford on the Essex-Suffolk border, UK

2012. 3. 24.

 

존 컨스터블(John Constable)이라는 19세기 초 활동한 영국 화가가 있다. 존 컨스터블의 작품이 후대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에게 꽤 의미 있는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아쉽게도 존 컨스터블의 회화는 그의 사후 못다 핀 꽃 한 송이처럼 영국에서 그 전통을 이어가지 못한 채 시들어버렸고 정작 아름다운 풍경화로 대표되는 인상주의의 꽃은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만개했다.

그러나 영국 사람들이 이 대단한 존 컨스터블의 업적을 기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존 컨스터블이라는 이름은 영국 회화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모든 영국 사람들의 가슴에 자리잡았고 존 컨스터블의 고향이자 그의 대표작들이 그려진 장소, 영국 남동부지방 에식스(Essex)와 서퍽(Suffolk)의 경계를 이루며 흐르는 스투어강(The River Stour)을 끼고 발달한 구릉지대 - 데드햄이 아니라 - 데덤계곡(Dedham Vale)은 오늘날 영국 사람들 대부분 한번쯤 가보는 혹은 가보고 싶어 하는 명소가 되었다. 이 아름다운 데덤은 내가 살던 집에서 차로 삼 십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었고 영국에 사는 동안 여러 차례, 특히 계절이 바뀔 때 즈음이면 잊지 않고 찾아가 사진을 담아오곤 했으며 아시는 분은 아실 것이고 모르셔도 그만 이기는 하지만 이 블로그에는 데덤에서 담아온 못 찍은 사진들이 적지 않게 올려져 있다.

그리고 오늘 데덤계곡에서 담아온 못 찍은 사진들을 다시 찬찬히 열어보니 못 찍은 사진은 그렇다 쳐도 이런 곳에 살면 누구나 시 한 수 읊어 대거나 노래 한 자락 불러 제끼거나 그림 한 장 그리지 않을 수 없지 싶었다. 시가 안 나오고 노래가 안 나오고 그림이 안나 올 수 없는 아름다운 이스트 앵글리아 (East Anglia) 언덕으로 쏟아져 내려온 봄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다. 서울도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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