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018 HWP

 

아바(ABBA)는 미국 빼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큰 사랑을 받았으며 그들이 부르는 노래의 노랫말과 멜로디는 보편적이고 또 국제적이다. 그런 까닭으로 그룹이 해체 된지 너무 오랜 세월이 흘렀고 당시 멤버들이 무려 칠순을 넘겨버렸는데도 아바의 노래는 광고 음악으로 심지어는 뮤지컬로 각색되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유럽 중에서도 변방인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그렇고 그런 그룹으로 활동하다 사라질 것 같았던 아바는 1977년 앨범 “얼라이벌”(Arrival) 들고 짠 하고 나타나 이후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 앨범에는 그 유명한, 그래서 아바의 대표곡으로 불러 손색 없을 “댄싱 퀸”(Dancing Queen)이 들어있고 앨범과 같은 이름의 “얼라이벌”(Arrival)이 들어 있는데 아바의 수많은 히트곡이자 명곡들은 각각 나름의 맛을 가지고 있지만 “얼라이벌”을 들을 때 나는 늘 박하사탕을 한입 가득 머금고 북유럽의 겨울, 차가운 공기를 한껏 들이 마시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올 겨울, 서울에 혹독한 추위가 닥쳤지만 눈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 눈 없는 혹한의 겨울이 이어지던 얼마 전 퇴근 무렵, 짧은 순간 눈이 펑펑 내렸고 그 눈을 쳐다보다 굳이 나를 기억하고 만날 필요도 없는 지인 한 사람이 떠올라 술 한 잔 사라 카톡을 보냈더니 눈길에 차량 교통이 막혀 어쩌냐 되묻기로 눈 때문에 자네와 술 한 잔 하고 싶다 했더니 눈길에 막힌 교통 정체를 뚫고 달려와 술 한잔 거하게 사줬다. 코가 삐툴어 지도록 기분 좋게 취해 집에 들어가던 길, 흰 눈을 이고 있는 아파트 조경수를 핸드폰 사진으로 담으며 떠오른 노래도 아바의 그 노래, “어라이벌”(Arrival)이었다. 그리고 오늘 늦은 밤, 그날 찍은 사진을 열어보니 저 눈과 함께 이 겨울도 녹아 내릴 것이다, 그리고 또 이렇게 지나가는 겨울은 내게 따뜻했던 겨울로 남게 될까? 혼자 되물으며 “얼라이벌”을 플레이리스트에 올려 놓는다.

 

ABBA-ARR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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