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업무로 종로에 있는 외교부 여권과에 아포스티유를 받으러 갔는데 며칠 전 양재역 근처에 있는 외교센터빌딩으로 이사를 갔다 한다. 오전 중에 일을 끝내려고 했는데 황당했다. 세상 모든 정보가 거기 다 있는 듯 해도 이른바 우리 검색 정보라는 것이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을 때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내 부주의를 탓하고 말아야지.
종로에서 양재역까지 가는 대중교통 편을 검색한 후 일단 점심 요기나 하자 싶어 터벅터벅 종로 길을 걷다 종로구청 근처에서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을 발견하고 사진 한 장 남겼다. 내가 서울 살이를 시작한 이래 광화문 근처 종로 길도 많이 바뀌었는데 저 건물은 어떻게 자본을 앞세운 변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제 자리를 지키며 서 있을까?
그러고 보니 서울의 한 길가에서는 이제 발견하지 쉽지 않은 사진 속 전신주는 낮은 붉은 벽돌 건물을 지키는 파수꾼 같기도 하다. 세상 많은 것들이 변했고 변해갈 것인데 한 해가 다 가는 종로 거리에서 변하지 않은 우연의 의미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