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a Vista Social Club

큰 골절상을 입어 한 동안 꼼짝 못하게 된 후 병상에서 1999년 작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을 세 번 반복해서 봤다. 왜 이 영화를 세 번 반복해서 봤는지 영화의 시대적 사회적 함의나 내 개인적 소회를 글로 풀려니 영화 잘 봤으면 그만이지 못 쓰는 글은 무슨 글이냐 싶었다. 그래도 이 노래 「두 송이 치자 꽃」(Dos Gardenias)은 꼭 플레이 리스트에 올려놓고 싶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있었다.

 

20세기 초 쿠바혁명 전 스페인 음악과 스페인에 의해 쿠바에 노예로 끌려온 아프리카인의 음악을 접목하여 쿠바 대중음악을 집대성한 전설의 연주자들과 가수들을 1996년에 다시 발굴하여 바깥 세상에 소개한 미국인 기타리스트 라이 쿠더(Ry Cooder)가 영화 중 부에나 비스타 소설 클럽의 싱어인 이브라임 페레(Ibrahim Ferrer)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그는 이브라임을 가르켜 넷 킹 콜(Nat King Cole )이 현신한 것 같았다라고 했다. 교회 오빠 같은 넷 킹 콜과 견주어 이브라임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백 교회 오빠 이브라임 한 사람과 바꾸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 송이 치자 꽃」은 이브라임이 작사 작곡한 즉흥곡이다. 이브라임이 혼잣말로 흥얼거리며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피아니스트 루벤(Ruben Gonzalez)에게 '어이, 루벤 이 노래 어때? 곡 한번 만들 봐.'라고 하여 세상에 나온 곡이다. 아마 세월 잘 만났으면 불세출의 피아니스트가 되었을 루벤이 없었더라면 이 노래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반은 이브라임의 영화이고 그 나머지 중 제일 큰 몫은 루벤의 것이고 그 다음은 꼼빠이 세군도의 것이고 그래도 남은 몫은 여러 출연 인물의 몫이라고 믿고 있다.


영화가 발표된 1999년에 이브라임은 72세, 루벤은 80세, 꼼빠이 세군도는 92세였다. 이브라임은 2005년에 78세를 일기로, 루벤은 2003년에 84세를 일기로, 꼼빠이는 9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쿠바는 1958년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이끄는 빨치산들에 의해 내가 학교에서 배운 용어로 공산화 되었다. 이들 걸출한 가수와 연주자들은 공산화된 쿠바에서 이후 여생을 보냈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나오기 전까지 바깥 세상에 잊혀진 사람들이었다. 다행히도 그들은 꽤 장수했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싶어 글을 되 읽어보자니 다시 실타래가 생각이나 여기서 그쳐야겠다. 아무려나 음악은, 노래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Dos gardenias 
두 송이 치자꽃을 당신께 바칩니다 
이 두 송이 꽃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사모함을 뜻합니다 
알아주세요 두 송이 치자꽃은 나와 당신의 마음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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