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브레멘 구시가
2017. 2. 16.
지난 2월 독일 함부르크 출장 중 오후에 시간이 비어 함부르크와 가까운 독일 옛 도시 구경을 계획하며 하노버(Hanover)와 브레멘(Bremen) 중 한 곳을 다녀오려 한다 어디가 좋겠냐 독일 측 파트너들에게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브레멘을 강추해서 오후 3시 함부르크중앙역에서 출발하는 독일 고속열차 ICE를 타고 편도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브레멘에 다녀왔다.
브레멘은 13세기 무렵 시작되어 17세기경 프로이센의 흥기와 함께 쇠퇴한 북유럽 북해와 발틱해 연안 도시들의 무역 연합체 한자동맹의 주요 도시 중 하나로 한때 함부르크와 견줄 만큼 강성한 세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근대 이후 함부르크가 독일 최대 무역항으로 발전한 반면 브레멘은 중소규모 무역항으로 상대적 위축을 겪고 말았으니 함부르크의 경우 대형 선박이 외해에서 내수면으로 통항 가능한 거대한 엘베(Elbe) 강변에 자리잡은 반면 브레멘의 경우 준설을 해도 흘수 10m 이상 대형 선박이 통항 하기 어려운 베저(Weser) 강변에 자리잡은 입지 영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브레멘은 독일 브레멘주 수도로 이웃 함부르크와 경쟁하기 위해 북해에 면한 베저강 하구에 큰 무역항 브레머하펜(Bremerhaven)을 건설했는데 함부르크는 엘베강을 준설하고 항만시설을 확충하여 브레머하펜의 등장 이후에도 독일 최대 무역항으로서의 지위를 잃지 않고 있다. 다만 근대 이후 두 차례 세계대전 기간 동안 함부르크는 연합국의 주요한 공격 목표가 되어 잿더미가 되다시피 한 피해를 입은 결과 오늘날 함부르크에는 다른 유럽 도시들과 달리 볼만한 옛 건물들이 거의 남지 않은 반면 브레멘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쟁의 피해를 덜 입어 브레멘 구 시가 중심에는 시청 청사나 교회, 상관 등 한자동맹 시대부터 이어져온 옛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관광객으로서는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독일 친구들이 브레멘을 강추했을 것이다.
브레멘에서 담은 칙칙한 사진들을 다시 꺼내보니 사진 찍기에 날씨가 좋지 않았고 오후 4시면 어둑해지는 북유럽의 겨울 분위기가 물씬 우러난다. 그래도 브레멘 옛 시가지를 담아온 지난 사진들을 그저 한번 보고 덮어 두자니 나로서는 참 아름답고 즐거웠던 지난 겨울 브레멘에서의 추억이 풀더 속에 담겨 그저 잊혀질 것 같아서 브레멘에서 담아온 못 찍은 사진들을 몇 장 골라 포스팅으로 남겨둔다.
독일 브레멘 구시가
Bremen, Germany on 17. 2. 2017
BGM
Drink doch eine met by Bläck Föö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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