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 말론(Molly Malone)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전해져 내려오는 민요로 아일랜드 사람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노래다. 전해오기로 17세기 더블린 시장 거리에서 손수레를 끌며 어물 장사를 하던 몰리 말론이라는 처녀 이야기에 곡을 얹은 것이라 한다. 아마도 조실부모하고 부모님이 끌던 어물 손수레를 이어 받아 시장 거리에서 어물 장사를 하던 어여쁜 몰리 말론은 열병에 걸려 젊은 나이에 그만 죽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가사로 담고 있다. 한편, 노래는 몰리 말론이 어물 장사를 하며 외치던 "새조개랑 홍합 사세요, 싱싱해요, 싱싱해(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h!")라는 후렴구를 가지고 있는데 조개를 여성 성기의 비유로 간주하는 것은 동서가 따로 없는지 이 후렴구가 실은 낮에는 어물을 팔고 밤에는 몸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던 몰린 말론의 고단한 삶을 노래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몰리 말론이라는 노래가 아일랜드 사람들에게 얼마나 유명했던지 1988년에 더블린시는 몰린 말론이 죽었다고 여겨지는 6월 13일을 아예 "몰리 말론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으며 그 해 몰리 말론의 동상이 더블리 중심가에 들어서기도 했다. 문제는 몰리 말론이 17세기에 살았다는 역사 기록이 전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대체로 19세기 후반에 곡이 민요 형태로 사람들에게 불려지기 시작했다고 추정되기 때문에 1699년 6월 13일을 몰린 말론의 사망일로 잡을 근거가 없고 또 몰리 말론은 동상은 오늘날의 상상을 근거로 만들어진 동상이라는 반론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반론을 주장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몰리 말론의 날이나 그 동상을 더블린시에서 나서서 만들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우스꽝스러운 짓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자면 젊은 나이에 시장 거리에서 어물 장사와 매춘으로 생계를 이어가다 열병에 걸려 일찍 죽고만 어느 가엾은 처자를 어느 역사가 따로 기록한 사례가 있다 할 것이며 어느 예술가가 그런 삶을 음악으로, 노래로 따로 담는단 말인가? 모름지기 민요라는 것은 실은 어느 민족 혹은 나라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민족을 떠나, 나라를 떠나 이름 없는 민초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쌓이고 쌓여 전해지던 것이 아닌가 말이다. 이를 생각하면 그 연유야 어찌 되었건 몰리 말론을 기억하며 그 동상까지 세워 놓은 것을 우스꽝스러운 것으로 치부할 까닭은 없어 보인다. 보기에 따라서는 급조된 몰리 말론의 동상은 오늘날 아일랜드 더블린의 주요 관광명소가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모양이고 이 육감적인 몰리 말론의 동상 앞에서 시시덕거리며 풍만하기 이를 데 없는 몰리 말론의 젖가슴을 쥐고 기념 사진 한 장 찍는 것도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을 이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 우리들이 사는 모양 그것일 것이다. 그리고 몰리 말론이라는 노래가 언뜻 들어 그 노래의 뜻조차 잘 알 수 없어도 착 귀에 감기듯 흥겹고 또 애잔한 까닭은 그 노래가 바로 나라를 떠나, 민족을 떠나 민초들의 삶을 노래한 민요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 남기는 잡문이다. 한글 포털 사이트를 아무리 뒤져봐도 아일랜드의 민요 몰린 말론의 가사를 친절하게 번역해놓은 것이 없었다. 대충 퍼 붙이려 했건만. 딱 하나 발견한 것이 있기는 하나 첫 소절 “더블린 박람회 시 In Dublin's fair city”라고 표시한 것을 보고는 구글 번역기를 그대로 퍼 붙인 것이라 내가 최초로 몰리 말론의 가사를 한글로 지대로 번역하는 영광을 차지하기로 했다. 뜨신 밥 먹고 머 하는 짓거리인지 모르겠다만. "Molly Malone"
Dubliners
In Dublin's fair city,
더블린의 장터
Where the girls are so pretty,
어여쁜 처녀들이 많은 곳
I first set my eyes on sweet Molly Malone,
아름다운 몰리 말론에 첫 눈에 반했네
As she wheeled her wheel-barrow,
바퀴 달린 손수레 끌고
Through streets broad and narrow,
좁은 길 넓은 길 누비고 다니며 외치네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h!"
"새조개랑 홍합 사세요, 싱싱해요, 싱싱해"
She was a fishmonger,
그녀는 어물 장수
But sure 'twas no wonder,
그러나 놀랄 일 없네
For so were her father and mother before,
아버지 어버니가 끌고 다니던
And they wheeled their barrows,
바퀴 달린 손수레 끌고
Through the streets broad and narrow,
좁은 길 넓은 길 누비고 다니며 외치네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h!"
"새조개랑 홍합 사세요, 싱싱해요, 싱싱해"
She died of a fever,
그녀는 열병에 걸려 죽었네
And no one could save her,
아무도 그녀를 구할 수 없었네
And that was the end of sweet Molly Malone.
그것이 아름다운 몰리 말론의 마지막
But her ghost wheels her barrow,
그러나 그녀의 귀신이 손수레 끌고
Through streets broad and narrow,
좁은 길 넓은 길 누비고 다니며 외치네
Crying, "Cockles and mussels, alive, alive, oh!"
"새조개랑 홍합 사세요, 싱싱해요, 싱싱해"